Learning Impact 2026 - 배관에서 인프라로
Learning Impact 2026의 사흘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표준은 더 이상 시스템끼리 데이터를 주고받게 해주는 배관이 아니라, 정책과 AI가 딛고 서는 인프라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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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EdTech의 연례 컨퍼런스 Learning Impact 2026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습니다. 사흘 동안 오간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표준은 더 이상 시스템끼리 데이터를 주고받게 해주는 배관이 아니라, 정책과 AI가 딛고 서는 인프라가 되었습니다.
행사의 부제는 "Together is the New Standard"였습니다. 이 글은 현장 디브리핑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1. 개막 — 올해는 다른 1EdTech
개막 기조는 두 장면으로 요약됩니다.
위협 환경에 대응. 행사 한 달 전, 대형 학습관리시스템 공급자에서 대규모 보안 사고가 있었습니다. 1EdTech의 대응 원칙은 세 가지였습니다. 통제(controls)로 접근하기, 벤더를 탓하지 않기, 공동 책임으로 다루기. 벤더를 탓하는 순간 위험을 실제로 줄이는 공동 작업이 억눌린다는 것이 논지였습니다. 기조에 등장한 비유가 인상적입니다. 표준 검수자는 술집 경비원이 아니라 방 자체를 안전하게 만드는 엔지니어라는 것입니다.
AI라는 질문을 구체적으로. 'Trusted Learning Context'라는 개념이 제시되었습니다. AI가 도울 만큼의 정보를 주되 그 이상은 주지 않고, 동의와 주권과 출처를 데이터 자체에 내장한다는 발상입니다. 이 주제는 사흘 내내 반복해서 등장했고, 이 글 4장에서 따로 다룹니다.
마스터 테마: 어제의 '점'이 오늘의 인프라
표준의 1단계는 통합 이슈를 해결하는 것이었고, 2단계는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었습니다. LTI, OneRoster, CASE, Open Badges가 그 경로를 밟았습니다. 이제 3단계로 넘어가면서 조직 자체의 성격이 네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 기조의 골자였습니다.
- Integration → Orchestration — 표준이 다른 표준과 대화해야 합니다. 시장은 표준이 아니라 그 이음매(seam)를 경험합니다.
- Publisher → Enabler — 표준을 개발하는 조직에서, 채택과 구현을 직접 가능하게 하는 조직으로.
- Specification → Ecosystem — 한 건의 표준이 아니라 서로 맞물려 작동하는 생태계를 만듭니다.
- Consortium → Coalition — 회원 컨소시엄을 넘어 공익을 위한 연합으로 진화합니다.
기조에서 나온 한 문장이 올해 행사 전체의 전제를 압축합니다.
"교육 맥락이 거버넌스된 인프라에 없다면, AI는 그것을 보지 못한다. 다른 데이터로 유사한 추리(approximate)를 할 뿐이다."
2. 조직의 변화 — Project Evergreen과 한국의 자리
다음 25년을 위한 조직 재편이 공개되었습니다. 핵심은 하나의 미션 아래 역할이 분화된다는 것입니다.
- 1EdTech Consortium, Inc. — 기존 표준 기구. 501(c)(6), 회원 주도. 개방형 상호운용 표준을 정의하고 인증하며, 선출직 Membership Executive Board가 거버넌스를 맡습니다.
- 1EdTech Global, Inc. — 신설 조정 허브. 501(c)(3) 신청 중인 공익 허브로, 자선과 교육, 연구, 국제 조정을 담당하는 공유 서비스의 중심입니다.
- 1EdTech Global Network — 현지 법인과 거버넌스로 구성된 국제 커뮤니티. Korea(2026년 신설), Europe(AISBL, 2026년), Canada(2026년), LATAM(2025년), Japan이 여기에 속합니다.
이 재편의 배경을 요약한 표현이 "Standards became policy infrastructure."입니다. 표준이 정책 인프라가 되었으니, 그 인프라를 각 지역에서 실제로 운영할 주체가 필요해졌다는 뜻입니다.
한국의 위치
1EdTech Korea는 현재 활동 중이라고 소개되었고, 공개 출범한 CASE Global Ecosystem의 7개 early adopter 레퍼런스 노드 가운데 하나로 한국이 포함되었습니다.
글로벌 정책 패널 "How Are Standards Shaping Global Policy Conversations?"에는 1EdTech Korea 의장이 Europe Consortium, LATAM, Japan 대표들과 함께 참여해 "AI in Learning: The View from Korea"를 발표했습니다. 세션의 부제는 Trusted, Inclusive, Scalable — AI Powered by Open Standards였고, 이 세 단어는 이 글의 나머지 구조이기도 합니다.
패널에서 제시한 한국의 AI 지형은 다섯 가지였습니다.
- 시스템 전반의 수요와 성숙한 교수법 — K-12는 개인화 학습, 고등교육은 AI 역량과 진로 경로가 중심
- 과정중심 평가 — AI 루브릭, 개방형 채점, 실시간 피드백. 시작과 끝은 교사
- 토종 카테고리 — AI 시험 감독관과 동적인 문제은행(dynamic item bank)이 결합한 지능형 문제은행 서비스
- 생태계 패러독스 — 민첩한 스타트업과 데이터를 보유한 레거시가 갈라져 비싼 중복 통합이 발생
- 거버넌스 의무 — 에듀테크 조달 전에 학교 운영위원회가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사전 검증
3번은 다른 나라에서 보기 어려운 한국 고유의 시장 범주이고, 4번은 한국이 표준을 필요로 하는 이유를 가장 정확히 설명하는 항목입니다.
3. Trusted — 신뢰가 곧 인프라
왜 신뢰가 인프라가 되었나
학습 생태계는 사람, 콘텐츠, 기술, 데이터, 거버넌스가 얽힌 복잡계입니다. 여기서 신뢰를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설정하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이 이 세션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미국 K-12의 중복 검수 부담이 근거로 제시되었습니다. 교육구당 월 2,500개 앱을 사용하고, 앱 하나의 프라이버시 검토에 15시간이 들며, 전국 12,500개 학구가 같은 앱을 각자 검수합니다. 합치면 해마다 5억 시간 이상입니다.
여기에 AI 에이전트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도구와 데이터 접근은 급증하는데, 신뢰 설정 방식은 그대로입니다. 수동 설정은 현재의 규모와 속도를 따라갈 수 없으므로 신뢰 자체를 구조화된 인프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신뢰 = 인증, 루브릭, 컴플라이언스(SOC2, HECVAT, VPAT) 신호의 구조화. 기계가 읽고 검증할 수 있어야 확장됩니다.
신뢰의 위계
같은 인프라를 세 주체가 다르게 경험합니다.
- 신뢰(Trust) · 교수와 교직원 — 승인된 앱 카탈로그를 보고 강의에 바로 투입하고, 미등록 도구는 요청합니다. 신뢰가 실제로 작동하는 접점입니다.
- 투명성(Transparency) · IT와 학술지원 — 카탈로그를 구축하고 관리하는 계층입니다. 도구를 등재하는 행위 자체가 "우리가 이 도구를 지원한다"는 신호가 됩니다.
-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 에듀테크 공급자 — 디렉터리에서 경쟁 제품과 어떻게 비교되는지 확인하면서, 이 시장이 무엇을 중요시하는지 학습합니다.
이 세 계층을 관통하는 공유 루브릭은 네 종입니다. 데이터 프라이버시, 보안, 생성형 AI, 접근성.
TAMS — 신뢰를 운영하는 플랫폼
TAMS의 S는 Suite입니다. 네 요소가 하나의 신뢰 사이클을 이룹니다.
- Dashboard — 기관이 승인한 앱을 큐레이션하고 관리. 평가와 메타데이터, 코멘트를 통합 공간에서 확인
- Directory — 발견의 장. 14,000개 앱의 검수와 인증, 신뢰 정보가 모이는 공급자와 기관의 핸드오프 지점
- Diagnostics — 실시간 테스트. API 연결로 표준 적합성 결과를 즉시 피드백
- Certification — 표준 인증이 신뢰 신호의 시작. 이후 루브릭과 컴플라이언스가 층층이 쌓이는 구조
사이클은 제품 테스트에서 1EdTech 인증, 디렉터리 등재, 기관 큐레이션을 거쳐 교실에서의 활용으로 이어지고, 그 중심에 참여 커뮤니티(Engaged Community)가 놓입니다.
현장에서 보고된 도입 효과는 에듀테크 포트폴리오 관리, 서드파티 앱 감사와 식별, 생태계 간소화, 조달 복잡성과 중복 작업 감소, 벤더 락인 제거, 개선을 위한 자기 데이터 접근 보장입니다. 한 대학의 LMS 서비스 담당자는 TAMS 도입으로 자체 개발한 관리 도구를 더는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습니다.
2026 플랫폼 로드맵
보안 사고를 계기로 시작된 '에듀테크 보안 로드맵'의 방향은 양면 시장입니다. 보안 부서는 흔히 '거부의 부서(office of no)'로 여겨지지만, 표준을 시스템 깊숙이 통합해 사일로를 허물고 기관과 공급자를 잇는 시장에서 신뢰 신호를 구조화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기관은 조달 마찰을 줄이고, 공급자는 신뢰 정보로 계약을 체결합니다. 같은 플랫폼의 두 기능입니다.
- Q1(완료) — TAMS Auth0 통합, CASE Network 전환, Edu-API 최종, AI 루브릭 최종
- Q2 — 표준 포털, CASE Global 파일럿, AI 신뢰 컨텍스트, TAMS 업로드
- Q3~Q4 — LTI Asset Processor, TAMS 인증 요청, 접근성 재구축, 배지 서비스
새 제품 디렉터리 PD3는 K-12와 고등, 워크포스를 전 대륙에 걸쳐 아우르고, 교육구와 시스템, 컨소시엄, 정부 같은 계층형 조직과 거버넌스 정책 엔진을 담습니다. Build 포털은 Edu-API, LTI, Open Badges, CLR, OneRoster를 대상으로 실시간 테스트와 AI 디버깅으로 인증 시간을 줄이는 방향입니다.
4. Scalable — AI와 평가
이 트랙의 전제는 명확했습니다. AI는 교사를 대체하는 채점자가 아니라 학습 사이클을 완성시키는 보조 엔진이라는 것입니다.
형성평가는 왜 '학습 그 자체'인가
인지과학 근거가 먼저 제시되었습니다. 뇌가 학습하는 네 기둥은 주의, 능동 참여, 피드백, 강화이며, 좋은 형성평가 도구는 이 넷을 교실에서 반복해 발생시킵니다. 학습 사이클은 구체적 경험에서 성찰, 추상가설, 능동검증으로 이어지고 한 바퀴가 완성되어야 학습이 일어납니다.
따라서 형성평가는 '평가'라기보다 학습을 발생시키는 인지 장치입니다. 핵심은 시험을 더 자주 보는 빈도가 아니라 인출과 피드백의 반복입니다.
확산의 조건은 기능이 아니라 마찰 없는 인프라
clicker 도구는 출석 확인 도구로 축소되면서 형성평가를 오히려 왜곡했고, 팬데믹 이후 도구 파편화로 학생 비용과 보안, 지원 부담이 커졌습니다. 한 대학이 2025년에 낸 제안요청서의 요건은 시사적입니다. LTI를 통한 쉬운 접근, 교수 유연성, 쉬운 사용, 확장성, 접근성, 모바일과 AI, 로드맵, 지원. 기능이 많은 도구가 아니라 LMS 안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도구를 요구한 것입니다.
도입 후 10개월의 결과는 이렇습니다. 활성 발표자 1,237명, 응답 433,500건, 참여 93,358회(순 사용자 약 3,200명). 대규모 훈련 프로그램 없이 뉴스레터와 셀프서비스만으로 확산했고, 지원 티켓은 짧은 문의와 문제 해결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확산의 조건이 좋은 기능이 아니라 마찰 없는 인프라라는 점을 수치로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생성은 쉽지만 좋은 문항은 어렵다
"Generating items with AI is easy. Generating good items is hard."
병목은 생성이 아니라 검증입니다. AI 생성 문항의 리스크로는 환각, 잘못된 정답키, 모호성, 약한 오답지, 난이도 드리프트, 학습목표 불일치, 편향과 포용성 문제, 접근성 문제가 지목되었고, human-in-the-loop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정리되었습니다.
해법으로 제시된 것이 Item Validator입니다. 문항마다 품질 신호를 붙여 약하거나 편향되거나 결함 있는 문항을 학습자에게 도달하기 전에 표시하되, 최종 권한은 내용 전문가(SME)가 갖습니다. LLM을 심판으로 쓰되 사람이 감독하고, 특성(trait)별로 투명하게 출력합니다. 텍스트 문항 14개, 멀티모달 문항 6개의 초기 특성으로 시작해 확장하는 구조이며, 검증기는 독립 컴포넌트로 설계됩니다. '좋은 문항과 나쁜 문항'의 이분법이 아니라 다특성 검증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검증기 자체도 다시 검증합니다. 같은 문항을 3회 실행하면서 모델 계열과 버전, 크기를 섞고 다수결과 합의라는 두 가지 집계 규칙을 적용합니다. 서로 다른 벤더의 LLM 세 개가 모두 동의할 때 성능이 올라가며, 정밀도는 개선되지만 재현율은 특성에 따라 다릅니다. 단일 모델과 단일 실행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원칙입니다.
한국 사례 두 건이 무대에
CASE 정렬 기반 채점. 질문을 "AI가 채점할 수 있는가"에서 "그 점수를 설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가"로 옮긴 사례입니다. 교육과정과 성취기준 정보를 CASE 표준으로 구조화해 AI 채점과 피드백 생성의 기준 정보로 삼고, 과정중심평가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과 행동특성 작성 범위를 설정하는 데도 활용합니다. 6단계 가운데 공통 코어(CASE 가져오기 → 제출 → 채점과 피드백)는 전 세계에서 재사용 가능하고, 정책 확장(세부능력 → 행동특성 → 종합기록)은 한국 학교생활기록 맥락에 특화됩니다. 원칙은 Standards-first, rubric-first, AI second입니다.
근거도 함께 제시되었습니다. AI와 교사의 일치도는 ICC 0.78로 인간 채점자 간 신뢰도(약 0.70)를 상회했고, 과목별로는 사회 0.85, 영어 0.80, 수학 0.72였습니다. 교사 인식 조사(N=1,405)에서는 효율 4.34, 공정성 4.21, 자율성 4.07이 나왔고 채점 시간은 42% 줄었습니다. 활용 규모는 5,056개 학교, 28,840명 교사, 270만 건의 AI 지원 평가이며 추천율 91.2%, 심리적 부담은 49.7% 감소했습니다.
프록토링에서 코칭으로. 감독 기술을 '항상 켜두는 감시'가 아니라 정책에 따라 켜지는 opt-in으로 재배치한 사례입니다. QTI 3.0과 APIP 기반 문제은행이 코어이고, CASE 기반 자동 문항 생성이 지능 계층이며, 보안 전송과 프록토링이 선택 계층입니다. 원칙은 AI detects, humans decide — 이상행위 탐지는 AI가, 판정과 소명, 제재는 사람이 맡고 무결성 플래그는 점수 및 능력 추정과 분리합니다. 무결성 기술이 별도 제품이 아니라 의미를 담은 표준 기반 문제은행 안으로 들어갔다는 점이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관련해서 ISO/IEC 23988 2판이 무결성을 평가 생애주기 전반의 원칙으로 세우고 QTI를 규범적 참조(normative reference)로 채택했습니다. 이 표준의 에디터는 1EdTech Korea 의장이 맡고 있습니다.
두 사례가 현장에서 받은 평가는 한 방향이었습니다. AI 평가의 미래는 단순 자동채점이나 원격 감독이 아니라, CASE로 의미를 정렬하고 QTI 및 APIP로 문항과 접근성을 강화하면서 인간의 최종 판단을 보존하는 '표준 기반 평가 인프라'라는 것입니다.
5. Trusted (2) — AI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올해 가장 새로운 논의였습니다. Trusted Portable Learning Context(TPLC), 즉 학습 맥락의 신뢰 구조입니다.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MCP는 문을 여는 기술이고, TPLC는 무엇을 누구에게 어떤 조건으로 내보낼지 정하는 신뢰 계약입니다.
AI 실패는 모델 실패가 아니라 맥락 실패
맥락이 없으면 AI는 셋 중 하나로 흐릅니다.
- 거절 — "그건 도와드릴 수 없습니다"라며 행동을 멈춥니다
- 일반화 — 이 학습자, 이 과목, 이 맥락에는 틀린 '그럴듯한' 답을 내놓습니다
- 환각 — 기관 데이터에 근거하지 않은 자신만만한 답을 만듭니다
해법은 더 큰 모델이 아니라 거버넌스된 학습 맥락이라는 것이 논의의 전제였습니다. 동시에 AI는 대화에서 행동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여러 에이전트가 한 과제를 나눠 맡고 서로 맥락을 넘기는 흐름에서는 매 단계가 같은 학습자, 같은 과목, 같은 정책 경계를 일관되게 봐야 합니다. 단일 리소스 REST 호출, 기관 단위 인증, 야간 배치 작업으로 짜인 기존 통합 방식은 즉각적인 학습자 단위 맥락을 에이전트에 전달하지 못합니다.
학습 맥락 = 딱 필요한 만큼
TPLC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권위 있는 원천에서 조립되고 기관 정책으로 통제되며, AI에게 누가, 무엇을, 왜, 언제, 무엇이 관련되는지 알려주는 시간 제한적 상황 기술.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enough to act, and no more."입니다.
전체 시스템을 통째로 넘기는 것이 아니라 이 순간에 필요한 얇은 한 조각만 담는 것이 핵심입니다. 한 시스템의 깊은 레코드가 아니라 여러 원천의 얇은 슬라이스를 조립하는 방식입니다.
재료가 아니라 레시피가 바뀝니다
TPLC는 새 표준이 아닙니다. OneRoster, Caliper, CASE, Open Badges, CLR, Identity처럼 25년간 합의된 재료를 특정 학습 순간에 맞게 조립하는 레시피입니다. AI는 재료를 바꾸지 않고, 바뀌는 것은 조립법입니다. 새 스키마를 만들지 않고 기존 어휘를 참조해 조합합니다.
그렇다면 에이전트 메모리, 즉 마크다운 폴더나 로컬 데이터베이스로는 왜 부족한가. 세 가지 이유가 제시되었습니다.
- 만료(Expiry) — 수강 종료, 동의 기간, 크리덴셜 유효기간을 데이터가 스스로 인코딩합니다
- 출처(Provenance) — 기관의 원천 사실과 상위 에이전트의 추론이나 환각을 구분합니다
- 공개 시 정책(Policy@release) — 동의는 기관이 공개 전에 적용합니다. 소비하는 에이전트의 협조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여섯 개 후보 속성 — 운영 3 + 신뢰 3
운영 계층은 구현과 무관하며 어떤 전송 방식에서도 필요합니다.
- 실시간(Realtime) — 행동하는 시점에 컴파일
- 질의(Querying) — 에이전트가 폭넓은 의미 질문을 던짐
- 조합(Composition) — 여러 기록 시스템을 가로지르는 단일 아티팩트
신뢰 계층은 기술 요구가 아니라 거버넌스 요구입니다. 누가 허용하고 집행하고 검증하는가의 문제입니다.
- 동의(Consent) — 배너 클릭이 아니라 공개 전에 적용되는 결정적 필터. 목적, 요청 에이전트, 학습자 선호, 기관 정책을 기준으로 평가
- 주권(Sovereignty) — 정책은 소비자가 아니라 소스에서 집행. 하위 벤더나 모델 제공자에게 위임하지 않으며, 데이터 통제권을 넘기지 않고도 국경을 넘는 AI 활용이 가능
- 출처(Provenance) — 누가, 어떤 소스에서, 어떤 정책으로, 언제 조립했는지 검증 가능하게 서명(선택적). W3C Verifiable Credentials Data Integrity 기반
논의에서 실시간과 조합은 폭넓은 공감을 얻었고, 동의와 주권은 맥락별 뉘앙스가 갈렸습니다. K-12의 학부모 동의와 고등교육의 등록 압박이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질의는 현재 1EdTech 표준(리소스 기반)에 없는 공백으로, 한 번에 묻고 한 번에 답하는 질의 언어가 필요하다는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주권과 관련해 나온 지적 하나가 특히 날카로웠습니다. 주권은 데이터뿐 아니라 의미에 대한 통제까지 포함하며, 따라서 의미 인코딩의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지역이나 교과에 따라 역량 정의가 20% 정도 달라지는데, 그 차이를 AI가 알아서 추정하게 두어서는 안 됩니다.
새 인프라 계층의 등장
TPLC 서비스는 다중 소스에서 맥락을 필요할 때 컴파일하고, 공개 시점에 거버넌스와 동의를 적용하며, 에이전트에 질의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필요하면 출처를 서명합니다. 학사정보시스템이나 LMS, 인증 시스템과는 별개의 계층입니다. 배포 모델은 기관 단독, 교육청이나 지역 단위, 시장 벤더 호스팅 등 여러 갈래가 가능하지만 어느 모델이든 신뢰 속성은 보존되어야 합니다.
운영상의 전제 하나도 함께 제시되었습니다. 학습자보다 에이전트가 많습니다. 컴파일 결과를 캐싱하고 중복 질의를 제거하는 것이 배포의 전제 조건입니다.
일정
해커톤에서 원칙 합의로, 다시 공개 RFC로 이어지는 경로였습니다. 현장 자료에는 7월 공개 예정으로 적혀 있었는데, 그 사이 1EdTech은 Labs Live에서 공개 의견수렴(Request for Public Comment)을 실제로 시작했습니다. 이어서 하반기에 기술 RFC(Part 2)가 나오고 10월 Technical Congress에서 구현 논의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기술 RFC에는 기술 패턴과 데이터 모델, 표준 제안이 담깁니다.
국내 시사점
디브리핑에서 정리한 한국의 과제는 세 가지였습니다.
- 소스 측 정책 집행 — 교육청, 대학, 학교 가운데 누가 공개 정책의 집행 주체가 되는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 한국형 신뢰 레지스트리 — TAMS 및 데이터 프라이버시 루브릭과 연결되는 지역화된 신뢰 등록소
- 출처 체계 — CASE, Caliper, CLR, 그리고 AI 추론을 구분하는 출처 모델
여기에 검토 렌즈를 더하면 이렇습니다. 정의는 새 데이터베이스가 아니라 공개 시점의 맥락 아티팩트로 잡고, 범위는 튜터링이나 평가 준비, 크리덴셜 상담처럼 좁은 개념검증부터 시작합니다. 동의는 클릭이 아니라 정책 필터로, 학부모와 학교와 학생을 계층화해 다룹니다. 기술적으로는 MCP를 발견에 쓰되 공식 기록은 검증 가능한 크리덴셜과 CLR로 결합합니다.
6. Inclusive — 학습에서 일자리로
디지털 스킬 기록은 엉망입니다
세션 제목이 그대로 진단이었습니다.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조정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조각은 이미 있는데 하나의 기계가독 생태계로 운영되지 않습니다.
- 과정 이수, 크리덴셜, 일 경험이 분리된 시스템에 흩어져 있습니다
- 학생과 상담교사, 등록 담당자, 고용주가 요건을 손으로 해석하고 검증합니다
- 기계가독 스킬 데이터가 없으니 채용이 '학위 대 무학위'라는 이분법으로 흐릅니다
고용주 쪽 현실도 함께 제시되었습니다. 1만 건의 지원이 100건으로, 다시 10건의 면접으로 줄어드는 과정에서 1차 필터는 AI가 맡고 소프트 스킬은 면접에 가서야 평가됩니다. 성적표는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한 발표자는 자기 성적표를 27년 만에 처음 내려받아 봤고, 어떤 고용주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핵심 문장은 이것이었습니다. 표준은 사람이 손으로 맞추던 퍼즐을 인프라가 잇게 해줍니다.
다섯 조각으로 이루어진 표준 스택
미국에서는 주 단위 K-12 기관들이 협업해 공유 가능한 공공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시도가 진행 중입니다. 앱이 아니라 인프라, 주를 가로지르는 "도로와 분기점"을 짓는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 CASE — 과정, 스킬, 프로그램의 정의와 기술
- Ed-Fi — 학생 트랜잭션 데이터
- CLR — 크리덴셜 발급
- CTDL — 자격의 정의와 게시
- Requisites — 파싱 가능한 프로그램 요건
마지막 조각이 현재의 표준 공백입니다. 졸업, 직업교육, 일 경험, 대입 요건을 기계가 실행할 수 있게 표현하는 방법이 아직 없습니다. 요건 정의가 특정 앱 안에 갇히면 안 되고 상호운용 인프라여야 정부가 소유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지적이 함께 나왔습니다.
CASE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성취기준을 넘어 지식, 스킬, 행동특성을 정의하고 과정과 경로, 평가 정의까지 연결하는 의미 계층으로 넓어졌습니다.
지갑은 마지막 화면입니다
디지털 지갑과 자기주권 크리덴셜이 그동안 퍼지지 않은 이유는 인프라 부재였다는 것이 이 세션의 결론이었습니다. 지갑 앞에 정의와 요건, 증거, 발급 인프라가 선행 요건으로 놓여야 하고, CLR이 그 지갑을 '검증할 수 있는 기록'으로 채웁니다.
제시된 시나리오가 구체적이었습니다. 수의사를 희망하는 학생이 직업교육 경로와 일 경험을 거쳐 졸업장과 취업 인증, 직업교육 크리덴셜을 받고 이를 CLR로 묶습니다. 이후 간호로 진로를 바꾸어도 이전 학습을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학생이 기록을 소유하고 중개자 없이 고용주에게 전달하므로 학교의 기술 부담은 오히려 줄어듭니다.
고등교육에서는 Edu-API가 백본
크리덴셜은 단독 발급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문제라는 것이 고등교육 세션의 진단이었습니다. 학사정보시스템과 LMS, 교육과정, CRM, 아이덴티티가 분산되어 있지만 도구가 달라도 산업 전반에 공통 데이터 객체가 있어 표준이 다리가 됩니다.
Edu-API는 학사정보시스템을 단일 진실 원천으로 두고 CRM, 아이덴티티, LMS, 상담 시스템으로 핵심 교육 데이터를 연결합니다. 인증 구현은 현재 서너 곳에서 진행 중입니다. 벤더별 커스텀 통합은 곧 락인이며, Edu-API로의 전환은 외부 용역 과제가 아니라 로드맵 항목이어야 한다는 것이 권고였습니다. 이 구조에서 CASE는 측정을, 크리덴셜은 증거를 맡고, CLR은 기관과 비교과 학습의 집계 계층이 됩니다.
국내 시사점
디브리핑의 정리는 간단했습니다. 배지부터 시작하면 표면적인 시도에 그치고, 데이터부터 연결하면 인프라가 됩니다. 순서는 정의, 요건, 증거, 이동입니다.
- 정의 — CASE로 성취기준과 역량, NCS에 의미를 부여
- 요건 — 졸업, 전공인증, 마이크로디그리, NCS 연계를 기계가독 요건으로 표현
- 증거 — 거래 데이터에 Open Badges와 CLR 발급을 결합
- 이동 — 학습자 소유 지갑으로 대학과 훈련, 고용시장을 횡단
국가 단위 디지털 크리덴셜 논의는 발급 플랫폼이 아니라 참조 아키텍처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NCS, 고교학점제, 전공 및 비교과, 산업자격과 취업 정보를 연결하는 일이 먼저이고, 의미 계층은 CASE가, 이동 가능한 기록은 CLR과 Open Badges가 맡습니다.
7. 정리 — 2026년에 붙잡아야 할 세 단어
패널 세션의 부제였던 Trusted, Inclusive, Scalable은 그대로 우선순위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 Trusted — AI가 신뢰할 데이터는 학교 데이터 거버넌스에서 시작합니다. 누가 공개 정책을 집행하는가부터 정해야 합니다.
- Scalable — 과정중심 평가의 철학과 정책 기반은 이미 갖춰져 있습니다. 남은 것은 교사의 수작업을 줄이고 평가와 피드백, 학습데이터를 표준으로 잇는 운영 인프라입니다.
- Inclusive — 진짜 포용은 학습자가 자기 학습의 증거를 기관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 있을 때 생깁니다.
행사 내내 반복된 구도를 다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표준은 어제까지 시스템을 잇는 배관이었고, 오늘은 AI와 정책이 딛고 서는 인프라입니다. 인프라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없으면 그 위의 모든 것이 흔들립니다. 한국이 지금 논의하고 있는 디지털배지와 학습이력, AI 평가가 각자의 플랫폼으로 흩어질지 하나의 인프라로 모일지는 앞으로 몇 년 안에 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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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EdTech Learning Impact 2026 참관 내용을 1EdTech Korea가 정리한 것입니다. 발표자 개인의 견해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며, 표준의 공식 내용은 1EdTech의 발행 문서를 기준으로 확인해 주십시오.
